이 기사는 04월30일(08: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저축은행의 독주가 점쳐지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경기저축은행 등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외환은행(7,670원

앞서 현대스위스와 경기저축은행은 지난달 입찰에 부쳐진 하나은행 NPL을 65%를 상회하는 낙찰률을 기록하며 나눠 가졌다.
반면 우리에프앤아이와 한신저축은행 등 하나은행 NPL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투자자들은 낙찰률 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신규 진입 후보들도 고가입찰 등 무리수를 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5월 21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는 외환은행 부실채권 매각은 최초 원금 기준 22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모두 담보부 채권으로 1200억원(특별채권 200억원 포함) 규모 한 개와 각각 500억원짜리 두 개 등 세 개의 풀(Pool)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4월 2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서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는 15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이 현대스위스, 경기, 한신, 삼화, 솔로몬 등 10여 곳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본입찰 참가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다"면서도 "하나은행 인수 때와 비교해 전략 변화는 없다"고 말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다른 후보들도 두 저축은행의 전략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대스위스나 경기저축은행의 경우 부실채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데다 고금리로 유치한 자금 운용 필요성까지 맞물렸다"며 "이번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하나은행 채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우리에프앤아이와 한신저축은행 등은 내부 가치 평가를 넘어서는 선에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에프앤아이 관계자는 "채권 인수 후 현금 흐름에 대한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대 수익률을 낮추면서까지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신저축은행 역시 "부동산 경기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최근의 NPL 낙찰가 상승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신저축은행의 경우 하나은행 인수전에서 최저입찰가격(MRP)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들어 본입찰 참여를 포기하기도 했다.
단독으로는 부실채권 인수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삼화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계기를 통해 부실채권 투자를 새로운 수익 모델로 가져가려 한다"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부실채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인수전에서 부실채권매각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의 인수 의지가 강한데다 하나은행의 고가 매각을 지켜본 외환은행의 기대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을 뒤엎고 하나은행 부실 채권이 65%를 웃도는 높은 낙찰률을 보인 만큼 외환은행도 목표치를 높게 잡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